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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원 좋은세상] 새 시대정신, 共存共生이 아닐까

서울신문 2009-07-01 30면

꼴보기 싫은 사람을 마주한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그래서 얼굴을 돌리고 피한다. 그냥 피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그 꼴들이 사라졌으면 하고 저주하기도 한다. 혼자 남아 독존(獨存)하는 것은 상대와 공존(共存)하는 것이 아니다. 혼자 사는 독생(獨生)은 상대와 함께 사는 공생(共生)이 아니다. 꼴 보기 싫은 사람과 공존하고 공생하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집단도 마찬가지다. 마음이 통하는 사람들과 집단을 이루어 만날 만난다면 편하다. 그러나 마음에 맞지 않는 집단과 함께하는 것은 매우 편치 않다. 끼리끼리의 동종(同種)집단이 아니라 이종(異種)집단과도 함께하는 것은 불편할 수 있다. 그 불편함은 개인의 경우보다 집단심리가 작동하는 집단의 경우가 더 클 수 있다. 그러나 세상은 독생할 수 있는 동종세상이 아니다. 저 숲을 보라. 숲에는 키 큰 나무, 키 작은 나무, 꾸불꾸불한 덩굴에 이름 없는 잡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종들이 함께한다. 그것이 숲이다. 그것이 다양성의 세상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상대를 싹쓸이해서 없애려고 해서도 안 되고 사사건건 싸워서도 안 된다.

지금 이 나라는 온통 적개심 천국이다. 좌·우, 보수·진보, 지역, 세대, 노사간에 적개심이 가득하다. 똑같은 사안에 대해서도 보는 시각이 너무나 다르다. 극에서 극이다. 자기가 하면 로맨스고 상대가 하면 스캔들이다. 언론이 더 심하다. 스스로는 소통을 주장하면서도 ‘삐라신문’, 나팔수 방송 노릇하는 언론이 너무 많다. 이해할 만도 하다. 그동안 역사적 소용돌이가 너무 컸던 탓으로 인성에 끼친 영향이 컸을 것이다. 적개심이 어느 정도 습관화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출처 : http://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09070103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