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06-09 오후 5:58:23 프레시안]
올해 여섯 해를 맞는 한국여성재단의 100인 기부릴레이. 딸들에게 희망을 나누기 위해 매년 5월에 진행되는 캠페인의 꽃 100인 기부릴레이가 이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5월 1일 대장정이 시작된 후, 이끔이들의 전화와 약정서가 재단 실무자들의 손에 쥐어질 때마다 감동 100배, 행복예감으로 들뜨기 시작했다. 정치인, 기업인, 대학교수, NGO 관계자, 방송인 등 지위와 역할을 불문하고 이끔이로 참여한 사람들은 100명을 훌쩍 넘어 113명에 이른다.
스승의 날 선물로 ‘기부릴레이’
몇 해에 걸쳐 나눔을 하다보면 처음 기부를 하거나 요청할 때의 어색함은 잊혀지고 습관처럼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100인 기부릴레이가 처음 시작된 2003년부터 이끔이로 나선 이들, 박영숙 이사장(한국여성재단)을 비롯해, 방송인 김미화, 김효선 사장(여성신문), 론가우드 사장(PBMS), 신석교 지점장(제일은행 등촌동지점), 심영섭 회장(우림건설), 이길여 회장(가천 길재단), 이태수 교수(현도사회복지대), 조흥식 교수(서울대)가 6년 연속 이끔이로 나섰다.
이끔이로 나섰지만 막상 주자를 30명 세우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스스로 기부하는 것은 본인의 의지만으로도 가능하지만 다른 이에게 기부를 하도록 독려하는 일은 쉽지만은 않다. ‘나눔’ 강의를 하는 것보다 교수가 직접 기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교육적으로 효과적이기도 하다. 한동우 교수(강남대)는 졸업한 조교들이 스승의 날 선물로 100인 기부릴레이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이선이 교수(아주대)는 학생들이 아니라 교수들이 주자로 나서 동료애를 과시하기도 했고 <소설 마태우스>의 저자이자 딴지일보 의학전문기자 마태우스로 알려진 단국대 의대 서민 교수는 여성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며 이끔이로 나서기도 했다.
‘제주1366’ 대표 박영미 수녀는 지난 3월 한국여성재단에서 마련한 모금전략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기부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가 100인 기부릴레이를 요청하기도전에 이끔이 요청을 수락하기도 했다.
방송인 김미화 씨, 가수 양희은 씨,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 가수 이승철 씨, 뮤지컬배우 이소정 씨, 아나운서 손범수, 진양혜 씨는 여성재단의 홍보대사답게 이번 이끔이로 나섰다. 이소정 이끔이 줄은 ‘십시일반’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릴레이 줄이다. 차기 공연스케줄로 여념이 없는 그녀는 큰 금액은 아니지만 직접 릴레이를 소개하고 나눔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이끔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여성재단 특별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릴레이 줄을 이어 온 가수 이승철 이끔이는 팬클럽 <새침떼기>와 5년째 완주를 해오고 있는데 팬들과의 릴레이를 통해 카리스마 황제의 남다른 따뜻함을 전해주기도 했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3년 연속 최대주자 참가 기록 세워
여성을 위해 정치에 나선 이들. 무엇보다 여성정책 대변인으로 나설 정치인들의 이끔이 수락이 반갑다. 자유선진당의 이재선 의원. 그간 한국복지재단 후원회장 등 어린이돕기활동을 해 온 그가 여성재단의 이끔이로 나섰다. 그가 보여준 따뜻한 사랑이 국회에서도 발휘되길 기대한다.
이밖에도 가족단위로 참여한 왕인순 이끔이(서울여성노동자회 회원), 회사 동료들과의 릴레이를 통해 함께 나눔을 한 설호정 상무(풀무원), 김중곤 대표(유한킴벌리), 홍태희 이끔이(이폴리머 대표), 박인규 대표(프레시안), 하루에 한명씩 꼬박꼬박 약정서를 보내준 김홍희 사진작가와 일우사진집단 회원들, 김순옥 회장(여경총)도 CEO 줄로 릴레이를 완주했다.
초미의 관심사가 되었던 최 단기 완주는 이철순 대표(일하는여성아카데미)로 작년(5월7일)에 이어 2년 연속 완주 이끔이(4월 셋째 주)가 됐고 최다주자(2008년 6월9일 현재)는 박순화 이끔이(국군사관학교 교장)로 140명의 릴레이 주자를 내세웠다. 국군간호사관학교는 2006년(204명), 2007년(100명)에 이어 3년 연속 최다 주자참가의 기록을 세웠다. 이 기록은 앞으로도 깨지기 힘든 아름다운 나눔의 전거(典據)가 되지 않을까.
30박 31일간의 기부릴레이, 365일 내내 이어지길
피아니스트 서혜경 씨는 MBC라디오 <잠깐만 캠페인>에 출연하여 그녀의 나눔 철학, 여성을 위한 기부의 필요성을 청취자들에게 전했다. 서혜경 이끔이는 나눔에 대해 “단순히 나누어준다, 기부한다는 의미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나눔의 정신을 통해서 훨씬 더 많은 것을 내가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8년 6월 9일 현재, 113명의 이끔이 중 49명이 이미 완주했고 많은 이끔이들이 완주를 앞두고 기부릴레이에 동참하고 있다.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닌 오히려 자신의 가난을 나누는 것이라는 박노해 시인의 시구처럼, 나눔은 가난한 마음을 나누어서 풍요로움으로 나를 채우는 ‘양식’과도 같다. 이제 한국여성재단의 100인 기부릴레이가 일년 내내 나눔의 일상으로 자리 잡길 바라며 아울러 행복과 참 삶에 다가서려는 분이 있다면 서슴없이 기부 릴레이에 도전해 보길 권한다. 나눔은 함께 행복해지는 가장 아름다운 길이기 때문이다.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60080609171948&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