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공사, 4,400,000건 지식경영 DB 담아 공유
◆지식경영대상 우수상◆
‘지식 수출 첨병으로 거듭나다.’ 한국의 관문인 인천공항은 이제 더 이상 ‘공항’에 머무르지 않는다. 단순히 효율적인 공항관리 업무에 집중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항 건설ㆍ운영 지식을 수출하는 등 새로운 수익 기반을 창출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올해 초부터 이라크 아르빌 공항에 직원 20여 명을 파견해 아르빌 공항 운영을 전담하고 있다. 5년간 컨설팅 비용으로 3150만달러(약 380억원)를 받는다. 러시아 하바롭스크 공항이나 예멘 공항 등에도 공항 운영 노하우 등 ‘지식 수출’을 추진 중이다.
이들뿐만 아니다.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ASQ)에서 4연패 위업을 달성할 정도로 뛰어난 명품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인천공항에서 한 수 배우기 위해 전 세계 공항 관계자들이 잇달아 인천공항을 찾고 있다. 중국 몽골 필리핀 베트남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각국 공항 관계자들은 물론 경쟁자인 싱가포르 창이공항, 영국 히스로 공항, 일본 나리타 공항 직원들까지 앞다퉈 인천공항을 찾아와 한 수 배우고 갔다. 1999년 공사를 설립하고 창이 공항이나 홍콩 첵랍콕 공항에서 공항 운영 노하우를 배우던 때를 생각하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인천공항이 이처럼 전 세계 공항들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은 바로 부단히 축적해 놓은 지식 덕분이다.
인천공항 직원들이 그동안 축적한 지식경영 데이터베이스(DB)만 무려 440만건에 달한다. 모든 업무를 표준화해 규정 70여 건과 운영 매뉴얼 181건으로 만들었다. ASQ 공항서비스를 평가할 때 주요 항목인 여객서비스ㆍ보안검색ㆍ출입국ㆍ세관ㆍ환전 등 35개 분야별로 핵심 노하우를 취합해 ‘명품 매뉴얼’을 발간했다. 특히 업무 관련 동영상을 50여 개 제작해 직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특히 직무 전문가 40여 명, 지식경영(KM) 리더 70여 명, CoP 48개는 인천공항 지식경영의 버팀목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젊은 조직이다. 공사 직원 평균 연령대가 37세다. 인터넷에 익숙한 이들 젊은 직원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와이즈 스타’를 구축하고 웹에 기반한 지식경영을 강화했다. 와이즈 스타는 재무 회계 인사 등 29개 경영정보시스템과 도면정보ㆍ건설관리ㆍ전자결제ㆍ고객 목소리(VOC) 등을 한곳에 모은 인천공항공사 지식경영 포털 사이트다. 외국 출장을 다녀온 직원들은 곧바로 외국 공항 장단점을 분석한 사이버 출장보고서를 만들어 와이즈 스타에 올리고 이를 다른 직원들과 공유한다.
인천공항공사 지식경영 활동은 국내 직원과 국내 자료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외국 자료도 꼼꼼하게 와이즈 스타에 축적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라크 아르빌 지사에 파견된 직원들이 주축이 돼 활동하고 있는 ‘아르빌 CoP(Community of Practiceㆍ학습동아리)’ 활동 내용이다. 아르빌 CoP는 인천공항이 이라크 아르빌 신공항 운영 컨설팅을 수주하고 지난 4월 지사를 설립하면서 생겨났다.
이 CoP를 만든 목적은 뚜렷하다. 인천공항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외국 공항 컨설팅 사업에 필요한 노하우를 체계적으로 쌓기 위해서다. 5년 뒤 아르빌 사업이 종료되면 아르빌 CoP가 만든 ‘지식 패키지’는 고스란히 인천공항의 또 다른 지적 자산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아르빌 CoP활동을 보조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해외사업운영팀 양행진 대리는 “매일 와이즈 스타에 접속하는 일로 하루 업무를 시작한다”며 “CoP가 본사와 현장을 연결하는 가교역을 하고 있다. 축적된 지식이 다른 국외사업 세일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GE코리아 회장을 지내다 지난해부터 인천공항을 이끌고 있는 이채욱 사장도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것은 회사 재산을 개인 계좌에 넣어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정보 공유에 대한 중요성을 수시로 강조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제11회 매일경제ㆍ부즈&컴퍼니 지식경영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데는 1999년 기관 설립 이래 공항 건설과 운영에 관한 모든 관련 지식을 체계적으로 축적해 이를 실적으로 연결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인천공항은 현재 국제 여객수송 세계 12위, 국제 화물수송 2위이자 169개 도시에 항공노선을 구축한 초대형 국제공항으로 성장했다. 올해 상반기 인천공항을 다녀간 여행자는 1357만여 명에 달했고 화물 수송 규모는 105만t을 넘어섰다. 또 개항 4년 만인 2004년부터 매년 1000억원 이상 흑자를 실현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조726억원, 영업이익은 1533억원이었다.
이 사장은 “인천공항에는 19개 정부기관은 물론 570여 개 상업시설과 물류업체가 입주해 있다”며 “앞으로 이들과 범공항 지식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박봉권 기자 / 신헌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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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6663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