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6년 03월 10일 18:00
- 장소
- 웨스턴조선호텔 오키드룸
후기
발제 <가족 친화적 기업의 조건> 박기찬 인하대 경영대학 대학원장
남성 위주의 농업사회에서 진화하여, 21세기는 감성 위주의 창작사회로서 여성과 디자인의 시대라고 불린다. 새로운 노동원천으로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꾸준히 증가되어왔으나, 양로.보육에 대한 정부와 기업의 저관심 등 여성인력 고용과 활용에 대한 관습적 가치관과 여건이 여성들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이는 제도와도 무관하지 않다. 이 악순환을 단절시켜내는 것이 오늘날 정부와 기업을 비롯한 사회적 중요 과제이다.
2000년대에 들어오면서 유력한 기업 경영론은 경영혁신론에서 지속가능론으로 전환되었고, 장기적으로 2010년대에는 미래기업론이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기업의 특징은 학습형 기업으로서 학교와 직장이 연결되며, 대화와 협의를 중시하고, 가정과 직장이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꼽을 수 있다. 이것의 기저에는 조직의 핵심 자산으로서 인적자원의 중요성에 대한 강조가 놓여 있다.
오늘날 근로자들의 관심과 고려사항, 희망 또는 주의력 등은 기업의 성공 여부를 결정지을 만큼 중요하다. 따라서 기업이 ‘다니기 좋은 일터’를 만드는 것은 곧 기업의 생존 능력을 높이는 것이다. 가정과 직장 사이의 갈등은 단기적으로 낮은 생산성, 결근, 이직, 스트레스 등을 유발하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경제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많은 기업들이 가족친화 정책을 실시하였으나 그저 형식적인 형태에 머무를 뿐이었다. 이제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직장-인간-가정’의 성공이 진정한 성공임을 깨달아야 한다.
플로어토론
– 주 5일 근무제는 가정과 직장을 친화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이지만, 최근 미국의 경우 근로시간은 줄어들었으나 업무량이 증가하여 실제로 주 5일 근무제의 장점이 활용되지 못한다고 한다. 우리사회도 이와 관련한 평가 및 통계가 필요하며, 이런 결과물을 통해 현재 시행되는 제도들을 가족 친화적 입장에서 재해석해야 한다. (김인순 한국여성개발원 책임연구원)
– 여성인력 활용에 대한 강조는 무척 긍정적이다. 그러나 현재 여성의 70%가 비정규직 근로자이며 불안정한 고용환경에서 일하고 있다. 따라서 사회와 기업에서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생산성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실제로 보여줄 수 있는 모델을 발굴, 창출하는 것이 시급히 요구된다. (유경희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 여성인력을 활용하면 단순히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넘어서서 기업이 여성인력에 대해 개방적이면 좋은 인력, 핵심인재가 들어올 수 있고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므로 결국 기업에 득이 될 수 있다는 적극적인 방안을 구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윤재승 대웅제약 대표이사)
– 사회적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그 모든 욕구를 조화롭게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각 기업 CEO의 역할이 절대적이라고 본다. CEO들이 그러한 환경변화에 맞는 새로운 풍토나 가치의 현안을 능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는 더 나은 기업문화를 위한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여성이나 가족친화적 기업의 사례도 마찬가지이다. 각 CEO들이 더 많은 고민과 연구를 통해 모델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때 희망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재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 기업이 가족친화 경영을 하는 것을 투자보다는 비용으로 인식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런 인식에 대한 통계조사가 이루어져야 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 또한 현재의 근로형태 갈등과 이로 인한 사회통합이 저해되는 것을 고려해볼 때 선택적 복지 등 다양한 정책을 만들어 현실에 접목해야 하는 과제도 고민해야 할 문제다. (정춘생 열린우리당 여성정책전문위원)
– ‘가족 친화적’인 것이 곧 ‘여성 친화적’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시각은 가사나 자녀 양육을 여전히 여성의 몫으로 생각하는 전통적인 인식의 반영이라고 본다. 실제로 가족 친화적 기업의 중요성은 여성 인력의 리더십과 능력 발휘를 통한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남성 인력이 가족과 친화할 수 있는 점 또한 고려해야 한다. (윤순희 유한킴벌리 연구원)
– 여성인력의 고용과 활용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는 바이지만, 출산 장기 휴직으로 인한 업무단절은 기업의 생산성에 영향을 미친다. (박원구 얼랑시스템 한국지사장)
– CEO의 리더십이 가족친화적 기업의 열쇠가 된다고 보며, 이 모든 논의의 배경은 결국 ‘경제’가 핵심이므로 성장과 분배의 균형에 대한 숙제가 절실하다고 본다. (김창규 이연산부인과 원장)
– 가족친화적 기업의 조건은 먼저 이를 실행할 CEO의 철학과 역량, 조직의 문화이고, 그 다음에 정부의 제도적, 법적 지원이다. 오늘 주제는 크게 이 두 가지의 방향을 모두 아우르고 있다. 언급된 바와 같이, 가족친화 기업은 이제 기업의 윤리성에 직결되고 있으므로 현재 한국의 기업들은 이런 면에서 더 분발해야 한다고 본다. 현실에서의 무수한 work and family conflict는 그 자체로서 ‘가족친화적 기업을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라는 기업의 물음에 적절한 응답이 될 것이라고 본다. (강혜련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
– 가족친화적 주제를 윤리적 입장에서 접근하여 당위적인 의무로서 책임을 지게 하는 것보다, 기업 참여자의 대부분 남성임을 고려하여 남성들도 가족과 업무 모든 영역에서 적극적일 수 있음을 부각시킨다면 오히려 각 기업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 주제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여성들에게도 좀 더 다양한 업무에 고용될 수 있는 정부의 교육과 제도 또한 시급하다. (정영애 서울사이버대학 부총장)
– 현재 한국사회의 근로자들은 부모의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는 환경 속에 있지 않다. 그 부분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시급하다. (박영미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 KT는 여성인력을 적극 고용하면서 여성들의 업무능력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고 있고, 여성인력 활용을 위해 각 기업 내에 보육시설을 갖추고자 노력했었다. 그러나 법적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가족친화적 기업의 조건을 갖추기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점들을 검토하고 보완해주었으면 한다. (조영주 KTF 대표이사 사장)
– 여성은 사회에서든 가정에서든 자신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데 남성도 그럴 수 있도록 가족친화적 기업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안대규 한국OA영동 대표)
– 현재 한국의 가족 친화적 기업이 시급한 이유는 근로시간이 과다하여 과로 등의 사고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며, 사회계층 간의 지식격차(knowledge-gap)의 확대로 인하여 영속적인 불평등이 순환되어 가족, 직장, 심지어는 사회에서 소외되는 사람들이 늘어남으로써 가족붕괴, 실직률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점 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근로시간 단축조정이나 평생학습제도로 work and life의 밸런스를 맞춰줌으로써 근로자와 기업 모두 win-win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기존에는 이러한 가족 친화적 기업에 대한 시도가 주로 CEO나 제도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현재까지 큰 성과가 없다. 이에 우리 미래포럼만이라도 외국의 프로그램뿐 아니라 미래기업인증제도 등을 활성화시켜서 관련된 기금조성 사업과 연구활동을 계속해나가야 한다.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 가족친화적인 기업은 여성만의 문제가 아니다. CEO, 고용주, 노동자 모두를 위한 21세기형 새로운 기업의 모델을 총체적으로 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기업과 정부가 먼저 중심축이 되어 만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장하진 여성가족부 장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