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6년 06월 19일 15:00
- 장소
-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5길 13 한국여성재단 2층 W나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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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불쾌함'을 견디는 사회가 다양성을 품는다
미래포럼 제2회 회원포럼 후기
“우리는 언제부터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는 사회가 되었을까.”
이번 미래포럼 제2회 회원포럼에서 김찬호 교수는 이 질문으로 우리 사회를 다시 바라보게 했다. 『불쾌함의 경계는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발제는 단순히 예의나 갈등을 이야기하는 강연이 아니었다. 오히려 현대 사회가 추구하는 청결, 안전, 효율, 정상성이라는 가치가 어떻게 사람들 사이에 더 많은 경계를 만들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김 교수는 자신이 일상에서 만나게 된 한 이웃의 이야기로 강연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두려움과 거리감을 느꼈던 사람이었지만, 용기를 내어 다가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는 ‘위험한 타인’이 아니라 아픔과 외로움을 지닌 한 사람임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 경험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외모와 행동만으로 사람을 판단하고, 이해하기보다 배제하는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했다.
발제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현대 사회는 불편함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지만, 그 과정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능력까지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을 던졌다. 조금 낯설거나 예측하기 어려운 존재를 만나면 관계를 끊고, 거리를 두고, 배제하는 문화가 일상이 되면서 ‘다양성’은 제도보다 먼저 우리의 감수성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은 깊은 울림을 남겼다.
특히 치매와 정신질환을 둘러싼 사례들은 많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 교수는 치매 당사자를 사회에서 격리하기보다 지역사회 안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본의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돌봄은 시설이 아니라 공동체 안에서 완성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치매 친화적 마을, 함께하는 쇼핑, 지역 주민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공간들은 ‘관리’보다 ‘공존’이 사람을 더 오래 살아가게 만든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이번 포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는 “불편함을 제거하는 사회가 반드시 더 좋은 사회는 아니다”라는 점이었다. 인간은 누구나 언젠가 늙고, 병들고, 약해진다. 그렇기에 다양성은 특별한 사람만을 위한 가치가 아니라 결국 미래의 우리 자신을 위한 가치이기도 하다. 불편함을 모두 없애려는 사회보다, 서로의 취약함을 이해하고 감당할 수 있는 사회가 더 건강한 공동체라는 김 교수의 제안은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화두였다.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는 철학과 사회학의 관점에서 발제 내용을 확장하며, 다양성과 공존을 위해 필요한 사회적 상상력과 민주적 감수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불쾌함’을 단순히 제거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감당해야 할 사회적 경험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공유했다.
미래포럼은 이번 회원포럼을 통해 다양성이란 단순히 차이를 인정하는 것을 넘어, 서로의 불완전함과 취약함까지 품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과정임을 함께 확인했다. 서로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공존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다양한 삶이 존중받는 공동체를 향한 논의는 앞으로도 미래포럼이 이어갈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