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교수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이념대결에만 치중한 채 사회적 불평등이 가속화되고 있는 구조를 지목하며, “기업들의 흑자는 갈수록 커지고 있지만 서민들의 질적 향상은 요원하고 상대적 박탈감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당면한 가장 큰 문제 역시 사회적 불평등 해소”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빈부격차가 갈수록 커져 대립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서독형 복지국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통일 이전 서독은 현재 우리와 많은 부분에서 유사한데, 자본주의 강국 중 하나로 공산국가와 대립해 이념적 대립이 뜨거웠던 정치 현실이 그러하다”며 “그러나 복지에 대해서만은 우리와 달리 진보와 보수 모두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의 보수는 북한에 대한 공포심에서 발현된 특이한 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하며, 긍정적인 이데올로기나 지향점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또한 “독일의 경우 1871년 이미 국가정책으로 사회복지 시스템이 정착했으며, 그 선두에 섰던 것이 보수주의자로 잘 알려진 비스마르크였다”며 “냉전기간에도 보수를 대표하는 독일 기민당은 복지를 이념의 문제가 아닌 공동체의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인식하고 복지정책 정착에 심혈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복지정책 수립 및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는 좌우를 아우르는 사회적 합의기구가 중요하다고 거론하며, “사회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대립이 아닌 설득을 바탕에 둔 합의가 필요한데 현 정부는 한쪽의 입장만을 취사선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가 최근 의욕적으로 추진한 국민통합위원회를 보면 진보측 인사는 보이지 않아, 진정한 소통을 바라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외원조에 대한 확대 역시 소홀히 넘길 부분이 아님을 지적했다. 정 교수는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막대한 해외원조 덕에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룬 케이스로, 이제는 도의적 책임감 아래 우리가 받은 혜택을 제3국에 돌려줘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한 ODA(공적개발원조) 확대 의사를 밝힌 정부에 대해서는 “ODA 확대는 옳은 결정이지만 우리의 경제규모나 도의적 책임을 고려하면 정부의 발표보다 좀더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해외원조가 올바르게 사용되고 있는지에 대한 감시도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원조가 일부 종교의 선교활동이나 기업들의 사업상 투자가 주를 이루는데, 이보다는 현지의 자립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악화일로로 나아가고 있는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피력했다. “남북문제의 경우 6자회담을 통한 해결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남북의 대립구도로 문제 해결이 쉽지 않다. 정치적 이해관계와는 무관하게 날로 심각해져가는 북한 인권에 대한 지원은 시급히 이뤄져야 하는데, 정부가 민간의 지원까지 막고 있는 것은 문제다.”
정 교수는 “현 상황이 지속되면 되레 북한 경제의 중국화가 가속화될 우려가 있다”며 “이번 지자체 선거가 끝나면 이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 교수는 참여연대 신임 대표로서의 각오에 대해 “현재는 참여연대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으로, 이를 위해 각계의 전문가가 포함된 거대조직인 참여연대의 활동을 좀더 이해하고 알아가고 있는 중”이라며 “3년이 아닌 30년 앞을 내다보는 큰 그림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divazero@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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