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25년 09월 18일 15:00
- 장소
-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북로5길 13 한국여성재단 2층 W나누리
모시는글
후기
(사)미래포럼 30%클럽 포럼 토론자로 참여한 윤정구 교수님이 페이스북 글
얼마나 현실적인가? 어떻게 극복하나?
리더십 포비아 이슈
2025.9.19
(사)미래포럼과 (사)WIN이 공동주최하고 유한킴벌리가 후원한 포럼 “전환시대의 성별 다양성 증진, 어떤 리더십이 더 필요한가?”에 참가했다. 조사기관 PMI는 30명 이상 고용한 기업의 각 직급 별 남성 여성 500명 씩 1000명을 조사한 가장 최근의 자료를 발표했다.
설문조사에는 리더십포비아를 규명할 수 있는 설문이 포함되어 있다.
먼저 리더가 되고 싶어하지 않는 성향은 “절대로 안 하겠다”는 6%이고 “안 하겠다”는 14%로 합해서 20%정도다. 남성들이 리더를 안 하겠다는 응답은 17% 여성은 23%다.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성향은 47%, 남성은 44%, 여성은 48%다.
이런 평면적 자료를 통해서는 우리나라에도 리더십포비아가 심각한 수준인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는 없다. 시계열적 추적조사를 통해 통계의 추이를 보아야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지금은 리더를 하고 싶지 않다가 20%로 통상 변곡점이라고 생각하는 15%-16%를 넘고 있다. 여성들이 더 리더를 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이것이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것인지 사회적 분위기가 남성 중심적으로 돌아가서 생긴 장애인지는 분석이 필요하다. 지금 데이터에서는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과반에 육박한다.
리더가 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급여, 승진이라는 외재적 보상은 53% > 성장 (42%) > 구성원의 성장을 돕기 위해 (30%) > 조직문화를 바꾸고 싶어서 (27%) >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어서 (25%)다.
지금 시대 리더가 되려면 넘어야 하는 어려움으로는 책임감 (56%) > 성과에 대한 압력 (34%) > 워라벨 (31%) > 조직정치 (29%) 순이었다. 남성은 성과압력에 민감했고 여성은 조직정치를 가장 큰 부담으로 생각했다.
리더십 포비아에 대한 질문과는 별도로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현실에서 리더의 모습은 “이끄는 사람”(50%) > “책임지는 사람” (20%) > “포용력을 가지고 조율하는 사람” (12%) > “솔선수범하는 사람” (9%) 순이다.
현실적인 리더의 모습이 아닌 이상적인 리더가 되기 위한 조건으로 생각하는 순위는 “비전제시”(64%) > “성장지원”(62%) > “윤리모범” (53%) > “지적자극”(51%) 순이다. 이 질문은 중복응답이 가능했다.
실제 리더 간 세대 차이도 조사했다. 윗 세대 리더들은 권위를 중심으로 업무지시하고 의견수렴하지 않는 성향을 보인다고 평가한 반면 젊은 리더들은 소통과 협업을 중시하고 변화를 수용하고 혁신적이고 업무분담을 명확히 한다고 대답했다.
포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유일한 남성 참석자인 분이 마지막에 남긴 코멘트가 인상적이다. “지금 이 시간에 이런 리더십 고민들을 집중적으로 하는 집단이 현 세대의 리더십 포비아를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가장 먼저 내놓을 것이고 이 솔루션을 먼저 내재화 하면 이들이 아마 리더십 포비아로 혼돈에 빠진 무주공산이 된 리더십 고원에 주인이 될 것이다”.
지금은 변화가 상수가 된 초뷰카 시대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리더십의 표준이었던 카리스마 리더의 시대가 저물고 있지만 답이 없는 초뷰카 시대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 프로토타입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서 리더십의 혼동이 지속되고 있다. 리더십포비아는 이런 리더십의 혼돈 세상에 대한 두려움으로 보인다.
변화가 상수가 되고 답이 없는 세상에 답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답을 알고 있다고 가정한 기성 리더들이 자신의 자리를 내려놓고 답의 단서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현장 리더들을 주인이자 협업의 주체로 세우는 리더십이 요구된다. 탑다운 리더십이 아니라 현장의 리더를 운동장의 주인으로 세우는 리더는 현장의 전문가들이 리더로 뛸 수 있게 운동장을 설계하고 격려하고 코칭하는 상향식 리더십의 전환이 요구된다.
물론 지금과 같은 시대에도 정해진 답이 유용한 경우는 탑다운 리더십을 같이 사용할 수 있다. 실제 이 조사에서도 지금 리더의 리더십을 기술하라는 설문에 50%의 사람들은 답을 가지고 이끄는 사람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책임지고 포용력을 가지고 조율하고, 솔선수범하는 상향식 리더십의 비율도 40%를 넘는다. 상향식과 하향식이 서로 혼재되어 있다.
문제는 점점 답이 없는 문제들이 많아져서 탑다운 방식의 리더십보다는 상향식 리더십이 요구되어서 두 가지 스타일을 같이 사용해야 하거나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리더십 스타일을 바뀌야 할 경우 구성원들이 이런 전환을 마음을 열고 수용하는지의 이슈인 리더십 자유도 문제가 발생한다.
리더가 상황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리더십에 대한 자유도는 리더에 대한 신뢰자본의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 평소 목적에 대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먼저 솔선수범하고 희생하고 책임지고 목적이 실현된 변화된 모습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이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구성원을 리더로 세운 진성리더들은 상황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바꾸어도 구성원들이 전혀 개념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진성리더십은 리더가 리더십의 자유도를 확보하기 위한 리더십 운동이다. 자유도라는 리더십의 충분조건이 충족되지 못한 상황에서 상황이 바뀌면 리더는 스타일에 갇혀 몰락하기 시작한다.
진성리더로서 신뢰잔고를 축적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신이 약속한 변화의 목적 속에 담긴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사람이다. 현 조사를 보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약속을 지키기 위해 쓰러지지만 다시 일어나는 모습이다. 어려운 상황이 생기면 누구든 쓰러지지만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이는 리더가 진성리더다. 진성리더는 리더가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고, 일하는 것과 사는 것의 분절을 극복하고, 약속한 목적으로 조직정치를 넘어서고, 단기적 성과를 연결시켜 지속가능한 성과를 만들어내는 노력으로 쓰러졌다고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인다. 리더가 쓰려졌음에도 일어서고 다시 쓰러졌음에도 또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들은 리더의 약속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약속을 지키는 일에 마음을 바쳐서 협업한다.
리더가 미래에 대한 답의 큰 골격을 마련할 수 있지만 지금 시대에는 현업의 리더가 미래에 대한 답의 단서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다. 이들을 리더로 세워 이들이 가진 답의 단서를 리더가 약속한 존재목적으로 연결시킬 때 조직에는 명료한 비전이 도출된다. 이 비전을 실현하는 길에 리더는 수없이 쓰러지고 넘어져도 다시 일어서는 모습을 보일 때 구성원은 리더의 근력과 근력이 사용될 목적에 대한 믿음을 내재화해서 기적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축적된 신뢰가 리더가 상황에 따라 리더십 스타일을 마음대로 바꾸어 변화를 유연하게 실현할 수 있는 초석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