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

미래포럼은 건강한 미래사회 실현을 위해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실천합니다

초고령사회디자인클럽

좋은어른 아카데미

일시
2023년 08월 31일 15:00
장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봉로 48 라이나타워 지하1층 라이나홀

프로그램

 

"초고령사회

사전 참가신청하기

 

후기

여는 인사_이혜경 (사)미래포럼 이사장

여러분 반갑습니다. 오늘 미래포럼, 우디클럽의 좋은어른 아카데미에 함께 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미래포럼은 2004년 12월 미래 세대에게 보다 건강한 미래 사회를 물려주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는 기업, 학계, 언론, 시민사회의 오피니언 리더들이 함께 모여 토론하고 연구하고 혁신적 대안을 구상하여 확산시킬 것을 약속한 민간 시민사회 포럼입니다. 내년이면 20년이 되는 미래포럼은 그동안 일-가정 양립, 가족친화 경영 문화 캠페인을 비롯하여 기업의 사회 공헌을 위한 만분클럽 캠페인, 두꺼운 유리천장에 도전하는 30% 클럽 캠페인, 4차 산업혁명과 기후위기 시대의 미래적 부가가치 창출의 경로 모색 등으로 우리 사회의 혁신적 아젠다를 꾸준히 견인해 왔습니다.

2015년부터 미래포럼은 초고속으로 진행되고 있는 인구고령화 문제를 주요 아젠다 중의 하나로 선정하고, 기업회원들과 전문가들의 1박 2일 부트 캠프를 거쳐 세대통합형 초고령사회 커뮤니티 디자인클럽과 라이프디자인 아카데미를 발족시켰습니다. 라이프디자인 아키데미는 회원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노후설계의 인문학적 접근을 시도하였고, 초고령사회 커뮤니티 디자인클럽은 영등포 노인종합복지관-지역사회조직 모델, 용인지역의 당사자 협동 조합모델, 그리고 춘천지역의 한림대학교를 중심으로 한 대학-지역사회 연계 모델, 세가지 세대통합 커뮤니티 구축모델을 실험하였습니다. 5년여 지속된 이 사업들을 통해 우리는 많은 신노년 세대 당사자들을 만났고, 무엇보다 노년 세대 스스로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의 좋은 어른, 좋은 선배 시민이 되고자 하는 욕구, 주체적으로 공동체에 참여하고 기여하고자 하는 욕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4월 18일, 미래포럼의 초고령사회 디자인 2.0의 출발을 알리는 세미나를 열었습니다. 6년여에 걸쳐 함께 호흡해온, 스스로 베이비부머 세대이기도 한 대학교수, 사회복지 전문가, 사회운동가, 디자이너, 작가로 구성된 기획위원회가 1년여의 논의과정을 거쳐, “우리가 디자인한다, 초고령사회. 우디클럽운동”의 시작을 선포한 것입니다. 베이비부머 세대가 초고령사회의 체인지 메이커로서 주체적 역량을 가지고 미래 초고령사회를 디자인하는 실천운동을 기획한 것입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사회를 모두가 살만한 따듯한 공동체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일이 중요하고, 그 일을 노년세대,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 당사자들이 주체적으로 해야 하고 할 수 있으며, 바로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천하는 작은 실천운동의 확산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65세이상 인구가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는 인류가 일찍이 경험한 적이 없는 혁명적으로 다른 세상이라 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불과 두 세대 남짓 사이에 세계 최빈국에서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한국 사회가 맞이하고 있는 초고령사회는 더욱 그렇습니다. (2050년이면 한국인의 중위연령이 59세가 됩니다.) AI 혁명과 생태위기, 저성장과 초양극화, 민주주의의 위기와 Age 혁명이 다중적으로, 중층적으로 겹쳐지고 있으며, 인류공동체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불확실한 실존의 위기 속에서, 역사적 문화적 경험이 너무나 다른 세대들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야 합니다. 1인당 국민소득 100달러가 채 안 되던 시절에 태어나 전쟁과 성장, 민주화를 이루어내며 자녀의 양육과 교육에 올인한 사람들과 소득 3만불 시대, AI와 풍요의 시대에 태어나 결혼도 자녀도 포기한 이들이 모두 함께 행복하려면, 가족이 해야 할 일, 시장이 해야 할 일, 국가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근본적으로 다시 물어야 하는 지점에 와 있습니다. 그러나 누구도 사회안전망과 양질의 일자리, 완전고용, 좋은 사회복지와 가족 지원 등등의 이상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근본적인 경제적, 사회적, 정치적 재구조화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2차 대전 후 시대정신으로서의 케인지언 복지국가는 이미 파산하였고, 신자유주의 질서가 답이 아니라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떤 형태의 자본주의가 이 과제들을 수행할 수 있을지 우리는 알지 못합니다. 그람씨를 인용한 낸시 프러이저(2021)의 아주 얇은 책의 제목이 머리를 떠나지 않습니다.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The Old is Dying and the New Cannot be Born)”

미래포럼은 이러한 다중적이고 구조적이고 일견 철학적인 위기의식을 공유하지만, 이러한 거시담론 수준의 질문을 일단 비켜둡니다. 미래포럼은 (65+의 노년세대가 인구의 20%를 구성하게 되는 사회, 은퇴하고도 30년 이상 더 살게 되는) 초고령사회를 모두가 살만한 사회로 만들기 위해 노년세대 당사자들이 할 수 있는 작지만 적극적인 실천운동을 펼치는 선택을 한 것입니다. 미래포럼은 4월 18일, 우디클럽 운동을 선포하고, 6월 22일, 우디클럽의 정체성을 묻는 비전 워크숍을 열었었습니다. 그때 저는 우디클럽 운동은 20-30년 길어진 노년기의 삶을 살게 된 신노년 세대 노인들의 “의미있게 나이들기”, “활기차게 나이들기”, “행복하게 나이들기” 운동이자, 노인집단의 정체성 운동이며, 노인은 비생산적이고 의존적이며 사회적 부담이고, 사회적 배제의 대상이라는 고정관념과 편견, 차별(연령주의)을 거부하고 도전하는 노인들 자신의 반연령주의 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디클럽 운동은 대한민국 노인의 새로운 시민사회운동이며 새로운 사회변혁운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체성 운동으로서의 우디클럽 운동이 신자유주의와 연대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기우도 살짝 비쳤던 것 같습니다. 우디클럽은 푸른 나무, 좋은 어른들이 모여 다음 세대를 위한 지속가능한 생태계를 만드는 푸른 숲이 되고자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우디클럽 운동의 차별성, 그것의 정체성은 아직 열려있습니다. 클럽들의 미션, 조직, 재정, 거버넌스, 시장부문과의 관계, 공공부문과의 관계 등과 관련하여 다양한 가능성과 선택지를 열어 놓고 여러분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탐구하며 만들어가려 합니다. <좋은어른 아카데미>가 바로 그렇게 공부하고 탐구하고 탐색하여 우디클럽 운동을 지적으로, 실천적으로 받쳐주는 장이 될 것입니다.

오늘 1차 <좋은어른 아카데미>에는 먼저 이화여대 뇌융합과학연구원장이신 류인균 교수를 모시고 노년기의 변화하는 뇌의 모습과 그에 적응하는 생활방식에 관해 강의를 듣습니다. 이어서 윤현숙 교수님의 늘봄 밥상, 양선희 교수님의 낭독극단 두 개의 우디클럽 사례가 소개될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디클럽의 작명자이고 이 사업의 총괄기획자이기도 한 석재은 교수님이 우디클럽의 비전과 활동계획에 관하여 간략한 말씀을 주실 것입니다. 아마 좋은 어른의 개념 정의도 해 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결국 좋은 어른은 덕을 실천하는 어른, 무엇보다 타인의 고통을 느낄 수 있는 감수성을 가지고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어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여러분,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계속해서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